밤의 성배전쟁2

올바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그것은 그 인간이, 자신을 올바르다고 생각하지 않을 때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행동을 하고, 더러운 자신을 조금이라도 깨끗하게 보이려고 발버둥친다.
정말로─
「─착실한 당신다워. 쉽게 말해서 덕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거군」
서투르게─꼴사납게 살고 있군, 이 인간은.
「...그럴, 지도 모르죠. 하지만 나로서는 이룰 수 없는 소원입니다. 나는 부수는 일로밖에 감사받지 못하는 인간입니다. 인덕이란 타인에게 환영받는, 타인에게 부여하는 일이 가능한 인간이 갖는 것.
결코, 나에게 주어진 것은 아니에요」
세상에 공헌하는 일. 사람들을 구하는 일이 덕이다.
그녀는 부수는 일만 할 수 있다.
만드는 방법을 지니지 못한 인간은, 진정한 의미에서 신뢰는 얻어낼 수 없는 거라고 그녀의 눈이 호소한다.
「그건 잘못된 인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뇨. 나는 재산을 베풀어 빈궁한 인민을 구할 수도, 새로운 조직을 만들 수도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하나의 톱니바퀴일 뿐, 언제까지고 작은 일개 개인에서 벗어나지 못하죠. ...그런 인간이, 덕 같은 걸 얻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럴리가」
이런, 나도 모르게 정말로 화내버렸다.
안 되는데, 나 진지해지고 있는 걸까.
「그거야말로 완벽하게 잘못된 거야. 돈으로 덕은 살 수 없어. 덕이라는 건 혼의 질이야. 그건 얻는 게 아니라고. 괴로워하면서 자기 안에서 기르는 거잖아」
「───」
아무리 왜소한 인간이라도, 아무리 무력한 인간이라도, 아무리 무가치한 인간이라도.
그것은 탄생과 함께 있는 평등한 기능,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에 의해 닦여진 빛이다.
...선악의 구별 없이.
생물로서 높은 곳을 향하는 자에게만, 유아(唯我)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덕은─자신의 가치는, 외적평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건가요」
「아? 아니, 가치라면 외적평가가 전부야. 그걸 위한 덕, 그걸 위한 자기연마지. 열심히 비싼 척 해서 자기를 자기 이상으로 비싸게 사주는 놈한테 빌붙기 위한 능력치야」
내적우주의 향상은, 결과적으로 외적우주의 향상에 이어진다.
허영심 많고 외로움을 타는 인간일수록 『좋은 사람』이려 하는 것에 고집하고, 그 천박함을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미움 받고 싶지 않으니까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다니, 자신은 왜 이렇게 이기적인 걸까, 하고.
하지만.
「─그걸로 충분하잖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은 자랑스러워해도 되는 일이야. 그 마음이 있는 인간은 분명히 똑같이 다른 사람을 인정해줄 수 있어. 네 방침이 결국은 자기를 위한 거라면, 잘못 같은 건 없다는 거야」
서로가 좋다는, 애정의 미점이 여기에 있다.
아직 그녀는 그 영역에 도달하지 않았고, 죽을 때까지 깨달을지조차 의심스럽다.
이 여자는 애초부터 요령이 없다.
그런 주제에 쓸데없이 유능해서, 이렇게 뭐든지 할 수 있는 타입이 되어버렸다.
철면피면서 비관적.
계속 먼 길로 돌아가는 자기개혁.
잘못되었다고 알고 있으면서, 대단치 않은 거라고 투덜거리면서, 아등바등 발버둥치며, 밝은 곳을 향해 나아간다.
아아─그런 인간에게, 나는 손을 빌려준 건가.



(『Fate/hollow ataraxia』, TYPE-MOON, 2005년)

by 세위 | 2008/02/15 00:14 | 트랙백



웹에서 활동한지 벌써 8년이 지났구나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고 확실히 길다.


내가 홈페이지를 만들게 된 계기는 하이텔 사포동이었고, 처음에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도 주로 그쪽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쪽으로 인연이 생기기 시작했고... 무한의 리바이어스라든가, 창세기전이라든가. 나니카(임의)와 아쿠에리안 에이지도 있었고. ....그리고 건퍼레이드 마치.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마리미테, 마리아님이 보고계셔. 당시만 해도 한국의 마리미테 독자는 웹상에 나 혼자였기 때문에(적어도 인터넷에 감상 올리는 사람 중에서는) 처음에는 나 혼자 홈페이지에서 주절주절 얘기하고 있었을 뿐이었지만, 거기에 흥미를 느껴준 분들이 있어서 같이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응, 생각해보면 그때가 나에게 있어서 가장 그리운 시절이다. 대충 2001~2003년 정도일까? 중간에 수능공부 때문에 좀 공백이 있었지만.
마리미테 말고도 정말로 여러 가지에 대해서, 정말로 깊고, 정말로 소중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서로 긴 얘기를 시간을 들여서 나눌 수 있었던 방명록이 커뮤니케이션의 주된 수단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겠지. 나는 그런 식으로 서로 주고받았던 대화를 정말로 좋아했다.
나에게 있어서는 아마, 그 시절이야말로 보물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뒤로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서 블로그로 바꿔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했다 말았다 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그리고 라이트노벨 리뷰도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나는 결국 아는 사람들이 몰려있던 이글루스에 정착하게 되었다. 홈페이지도 방명록도 있었지만, 이미 예전과 같은 장소는 아니게 되었다.

이글루스에서의 생활도... 처음에는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예전보다 좋았다. 알게 된 사람도 많았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그때그때 하기에도 좋았으니까.
하지만 결국... 내가 뭘 하면 될지, 뭘 하고 싶은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몇 번이고 이걸까 저걸까, 이 사람일까 저 사람일까 잔뜩 헤매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확실한 게 딱 한가지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지금까지 쌓아왔던 것을 제대로 된 형태로 남기는 것, 이것만큼은 해둬야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었기 때문에, 어쨌든 이것만 열심히 했다. 그 결과 나름대로 유명해졌고, 성취감도 생겼다.

하지만 아무리 유명해져도, 주위를 둘러볼 때마다 상실감은 커져만 갔다.
옛날에 친했던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은 더 이상 활동을 안 하고, 남아있는 사람들하고도 취미가 잘 맞지 않는다. 알게된 사람은 많지만... 대부분은 나와 얘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메인화면에 직업적 프로파간다꾼의 포스팅이 매일 올라와있는 이글루스도 더 이상 내가 있기 편한 공간은 아니다.
내가 좋아했던 것과 나에게 소중했던 것이, 어느곳에도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다른 사람하고 교류하는 건 이제 절반쯤은 포기해버렸다.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내 말이 어디로 어떻게 전달될지 알 수 없다. 어떻게 전달되는 걸 원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
무엇을 좋아하고 누구를 좋아해야할지 모르겠다.


...뭐 그래서 다른 형태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거지만.
하지만 결국...
나는 분명, 계속 외로웠던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by 세위 | 2008/02/03 02:25 | 일기 | 트랙백(1) | 덧글(5)



가끔 교보문고에서 오는 이상한 메일 TRY

가끔 교보문고에서 오는 이상한 메일
가끔 교보문고에서 오는 이상한 메일 NEXT



이 메일... 성장하고 있어...!
(이상한 메일이긴커녕 매우 정중하고 자세하다;)

by 세위 | 2008/01/23 23:05 | 일기 | 트랙백 | 덧글(6)



즐겨찾는 일본 라이트노벨 서평사이트

...본가쪽은 가끔 일본에서도 들어오는 사람이 있고 이런저런 껄끄러운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은근슬쩍 여기에 올려봅니다.


마이저추진위원회!
http://konoyohko.sakura.ne.jp/
라이트노벨 관련으로는 가장 지명도가 높은 사이트. 한국에서도 옛날부터 체크하던 분들이 꽤 되실 듯.
옛날에는 만화와 게임을 중심으로 마이저(마이너하지만 메이저 못지 않기 재밌는 작품) 작품을 소개하는 사이트였지만, 점점 라이트노벨에 힘을 기울이면서 라이트노벨 업계에서는 가장 유명한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항상 작중에 등장하는 ‘명대사’를 중심으로 작품을 소개한다는 게 특징으로, 옛날에는 상당히 좋은 작품들을 골라서 소개했었고 마이너한 명작을 발굴해내기도 하였습니다만...(『은반 컬라이더스코프』같은 경우는 이 사이트에서 극찬하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죠)
리뉴얼 이후 감상&소개 사이트라기보다는 정보 사이트처럼 되어버리면서 너무 많은 작품을 소개해버리는 바람에 도움이 되는 내용은 줄어든 느낌입니다. 그리고 작품을 소개할 때도 일단 장점을 찾아서 칭찬하고 보자...라는 식이기 때문에 좀 그렇더군요(작가, 출판업계하고 가까워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와자우타
http://www.eonet.ne.jp/~crow20/
각 작품의 플러스 요소와 마이너스 요소를 정리해 점수까지 매기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는 리뷰 사이트.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시선으로 장단점을 잘 집어내는 스타일로, 제가 지향하는 스타일과도 공통되는 부분이 있어 예전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왔던 사이트입니다만...
...2007년을 끝으로 운영을 정지해버렸더군요. 후우-_-

좋아한다면, 말해버려!! 고백해버려!!
http://www2e.biglobe.ne.jp/~ichise/TODAY/TODAY.HTM
상당히 주관적이지만 그만큼 취향이 확실한 서평 사이트. 마음에 든 작품은 최고걸작급이라고 치켜세우고 마음에 안 드는 작품은 쓰레기라고 단언하는 등 극단적인 부분도 있지만, 사실 이런 감상이 더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감상이 간단명료하고 사이트가 읽기 편한 디자인이기 때문에 휙휙 빨리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솔직히 다른 사이트들은 분량도 많으면서 읽기가 불편해서...;

오늘도 빈둥빈둥 독서일기
http://urara.tank.jp/
이 바닥에서는 흔치 않은, 여성독자에 의한 서평사이트. 사실 감정적인 감상 위주의 사이트입니다만, 솔직히 말해서 읽고 있으면 공감하는 대목이 많기 때문에 가장 재밌게 읽히는 사이트입니다.
어느 캐릭터가 좋았다든가, 어느 커플링이 모에했다든가, 어느 대사가 멋졌다든가, 어느 장면에서 울었다든가... 그런 감상이 무척 진솔하게, 작품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적혀 있어서 호감이 가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저도 이런 식의 감상을 더 쓰고 싶지만,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도 않은 작품에 대해 온갖 상념을 늘어놔봤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냥 의미불명의 주절거림에 불과하기 때문에...


*서평사이트는 아니지만 라이트노벨 관련으로 자주 체크하는 사이트

라노베의 숲
http://ranobe-mori.net/
라이트노벨의 발행정보가 정리되어 있는 사이트. 신간정보가 나올 때마다 거의 리얼타임으로 갱신됩니다.

라노만-라이트노벨의 만화를 진지하게 만드는 편집자의 잡담
http://d.hatena.ne.jp/m_tamasaka/
라이트노벨의 만화화를 담당하는 프리랜서 만화편집자의 블로그.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업계 관련 얘기가 많습니다.

REV의 잡담
http://lightnovel.g.hatena.ne.jp/REV/
2ch 라이트노벨판에 올라온 재미있는 얘기, 자료 등을 올려놓는 사이트. 가끔씩 체크하면 재밌습니다.

by 세위 | 2008/01/12 22:01 | 소설 | 트랙백 | 덧글(8)



성적이 전부 나왔습니다

인증......은 창피해서 없고, 음.
하여간 오늘 종합정보시스템에 2학기 성적이 다 뜨면서 저의 기말고사 일정도 다 끝났습니다. 역시 유급이나 재시는 걱정 안 해도 됐네요.
초등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 1학년 때부터 치러왔던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이걸로 끝이 났네요. 졸업까지는 아직 1년 더 남았습니다만.
조금 시원섭섭하네요. 교실에 앉아서 수업듣기라든가, 일반적인 학생으로서의 생활도 이걸로 끝인 거고...

사실 이게 인생 마지막 기말고사여서 이번에는 정말로 열심히 해보자...하고 생각했지만 결국 평소랑 비슷...도 아니고 좀 나쁜 결과로 끝났군요; 이번에 교수님들이 다 성적을 안 좋게 줬다고 하는데 그 영향도 큰 것 같습니다. 학번 내에서는 중위권일 것 같지만 확인할 수는 없네요;

어쨌든 이걸로 진급에 대한 부담도 덜었으니 마음 놓고 편히... 쉴 수는 없는게 인지상정!(의미불명)
밀린 일이 많으니 빨리 처리해야겠군요ㅠ_ㅠ

by 세위 | 2007/12/27 23:32 | 일기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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